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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진다? - 저출산과 낮은 수가로 붕괴 위기의 소아청소년과

by 윤슬선생 2023. 3. 29.

저출산의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가운데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진료량은 급감하였지만 물가에 맞지 않은 낮은 수가로 인해 소아청소년과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2023년 3월 29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1. 소아청소년과란?

소아과는 광복 이후 62년간 사용된 명칭입니다. 그 이후에 2007년 6월부터 소아과 명칭이 소아청소년과로 바뀌게 되었지요. 워낙 오랫동안 소아과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바람에 일반인에게는 소아청소년과보다 소아과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과거 베이비붐 시대였던 고출산 시대에는 소아과도 인기과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저출산이 지속되고 낮은 수가로 인해 선호도가 많이 감소하였습니다. 그래서 2006년 이후에는 폐업률이 높은 과에 속하게 됩니다. 

2021년에는 소아과 충원률이 낮아 소아과 정원을 채운 병원이 거의 없게 되었고, 전공의마저 없는 병원이 허다했으며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세브란스 병원조차도 미달이 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소아와 청소년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성인과 같은 질환에 걸려도 예후와 경과, 증세가 다릅니다.

그래서 19세기 후반부터 내과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인 과를 이루었으며 전문의 과정을 따야만 소아청소년과라는 제목을 간판에 새길 수 있습니다.

2. 소아청소년과의 위기

저출산이 계속되면서 소아과 지원률도 낮아지고 소아과 충원율도 미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182명 모집에 48명이 지원하여 기록적으로 낮은 충원율을 기록했습니다. 전공의가 줄어들수록 과에 남아있는 남은 전공의들의 업무강도가 더 세지고 소아과 의사를 구하는 자리도 점점 없어지면서 소아과의 입지가 점점 좁아졌습니다.

급기야 2022년 12월 중순에 가천 길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으로 당분간 소아 청소년과 입원 환자를 받지 못한다고 밝혔고,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종합병원 5곳도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한 응급 진료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점점 소아청소년과가 줄다 보니 새벽에 병원 앞에서 오픈런을 하는 상황이 오고 맙니다. 오픈런을 하더라도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사와 환자는 한정되어 있으니 진료대비 발생하는 수익이 적어 일정 수입 이상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2023년 3월 29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더이상 소아청소년과를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를 전문과목에서 폐과하고 일반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2023년 3월 30일부터 새로 개원하는 의원은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과목을 명칭에 포함할 수 없게 됩니다. 

그 이유는 턱없이 낮은 진료비가 장기간 지속되어 왔고, 유일한 비급여 시술이었던 소아 예방접종조차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되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동네 병의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은 25%가 줄었고 진료비가 사실상 30년째 동결되다 보니 심각한 경영난에 이르러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 소아 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소아 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각각 4곳씩 늘리기로 밝혔지만, 이러한 복지부의 정책은 엉뚱한 시설 확충일 뿐 실질적인 문제인 인력 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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